초등학교 시절 기성용(36·FC서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후배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2심에서도 기각됐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2부(부장판사 해덕진·김동현·김연화)는 후배 A 씨와 B 씨(원고)가 당시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송상엽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2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의 1심 역시 원고 패소로 결론 났다.
이에 기성용은 폭로가 나온 다음 날 SNS을 통해 “그런 일은 결코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축구 인생을 걸고 말한다”고 밝히며 A·B 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하고 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은 두 후배가 주장한 성폭행에 대해 증거를 찾지 못했다. 기성용 측이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A·B 씨는 기성용 측 송 변호사가 배포한 입장문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상엽 변호사는 해당 입장문에서 “공익을 위한다는 피의자는 기성용에 대한 조사 후 두 달 가까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공익을 위해 성폭력을 폭로했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얼굴을 가리고 목소리를 변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호사가 작성한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한 행위가 법률대리인의 업무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했다. 기성용이 조사를 받은 뒤 약 2개월이 지나 A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점은 사실인 만큼 ‘조사를 고의로 미뤘다’는 표현이 근거가 부족하다 해도 허용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기성용의 입장은 ‘성폭력을 가한 적이 없으며 원고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표현은 다소 자극적일 수 있어도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진술에 대해 반박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국가대표팀 주장 출신 기성용은 2013년 7월 배우 한혜진과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는 해외 생활을 끝내고 고향팀 FC서울에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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